학력 위조

1.마녀사냥이란 중세 주변에 있던 본초학에 조예가 있던 여자, 그냥 마을 사람들이 싫어하던 여자, 혹은 창녀(에 가까운여자)들을 잡아 말도 안되는 죄명을 씌워 화형시키는 학살이었다. 그런데 계속 밝혀지고 있는 학력 위조의 경우 마녀 사냥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사건일까? 불행히도 아니다. 소위 "마녀"들은 무죄인 사람들이었으나 억울하게 살해당한 경우이다. 하지만 학력 위조를 범한 사람들은 결코 무죄가 아니다. 죄가 있는 사람들을 색출해내는 것도 마녀 사냥에 들어갈까? 내 생각은 "아니다"이다.

2.맞다. 별거 아닌 작은 범죄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맞다. 이 사회는 역겹기 그지없는 학력사회이다. 그러나, 학력사회를 욕하려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직해서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대졸자보다 월급이 적은 경우, 이런 경우를 상정해놓고 논해야만 한다. 학력위조자들은 학력사회를 굳건하게 믿는 사람들이었으며 또한 그러한 믿음이 꽤 효과적이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살아있는 증거들이다. 그러니 그들의 입에서 학력사회가 역겹다는 얘기는 더 이상 듣기 싫다.

3.내가 보는 가장 큰 포인트는 바로 "거짓말"이다. 물론 큰 거짓말은 아니다. 따라서 큰 범죄도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소위 "공인"(주1)이라면 거짓말에는 범인보다 큰 책임이 뒤따라야만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거짓말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으며 단계도 천차만별이고 그 파장도 작게는 호수의 물결부터 크게는 해일까지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양한 거짓말들 속에서 어디까지 해도 좋은 거짓말이고 어디까지 하면 안되는 거짓말인가. 물론 법률에 정한 사기 이전 단계에서도 역시 마찬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도대체 어디서 선을 그어야만하는가. 물론 아이들에게 "울면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안주신데"하는 정도의 거짓말이나 다 죽어가는 환자에게 "곧 쾌차하실겁니다"라는 거짓말같은 경우에는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는 이기적이지 않은 거짓말이기에 당연히 납득할만하다.

4.하지만 그들이 사용한 거짓말은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위한 거짓말이었다. "전재산이 29만원밖에 없다.", "이번 선거는 깨끗하게 치르겠다.", "이라크 전쟁은 미국이 이겼다." 등등처럼 말이다. 그래서 나는 결코 용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법은 용서해줘도 사회는 용서를 해주면 안된다. 또 하나, 연예인이 학력을 속이는 것은 그들 스스로도 밝혔듯이 아무 상관이 없다고 볼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직업까지 봐줄 것인가. 교수는? 박물관장은? 국회의원은? 대통령은? 대체 어디까지 괜찮고 어디부턴 용서못할 범죄가 되는가. 물론 내가 이거다하고 결정할 문제도 아니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5.내가 원하는 것은 소위 "공인"이라는 작자들의 거짓말을 박멸하는 것이다. 단 한번의 거짓말이라도 그들의 경력에 치명적인 오점으로 남게되길 원한다. 마치 모 여배우의 포르노촬영처럼 말이다. 그래서 공인답게 제물이 되어 이 사회에 흘러넘치는 거짓말을 아주 조금이라도 줄어들길 바란다.

주1)나는 연예인을 공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회에 끼치는 영향도 그다지 크지 않으며 세금을 잡아먹지도 않고 그렇다고하여 소수의 연예인을 제외하곤 봉사라는 것하고도 거리가 먼 직업이니까.
by aerycrow | 2007/08/19 04:01 | Bullshit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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