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Trek (2009)



트레키로서 조금 복잡한 느낌을 주는 영화였다. 단순히 액션영화팬으로서는 그런대로 잘 만든 영화지만, 스타트렉으로선 어떨까. 그래서 이 리뷰의 주안점을 어디에 두어야할지 조금 망설였다. 그러다, 그냥 다 써보기로 했다. 트레키이기는하지만 그렇다고 벌칸같은 기억력이 있는 것은 아니기때문에 위키피디아의 도움을 많이 빌었다.

1.코바야시마루 테스트.
자막에는 '코바야시호'라고만 나와있는데 마루는 보통 일본배의 뒤에 붙은 말이다. 그러니 '코바야시마루 호'라고 불러야만 할것이다. 물론 영화 속에서도 실제 존재하는 배는 아니지만 말이다. 이 테스트는 스타플릿 아카데미의 생도들로 하여금 결코 이길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가르쳐주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커크 또한 3번째 시도에 결국 통과했다. 이것은 스타트렉 세계의 정설로 이미 옛날에 자리잡힌 것으로 극장판 2번째인 Star Trek II: The Wrath of Khan의 도입부분에 나온다. 거기서 컴퓨터를 해킹해서 문제를 해결한다고 직접 말한다.
코바야시마루 테스트의 내용은 (원래는) 당시 적대세력이었던 클링곤과의 중립지역에 화물선 코바야시마루호가 중력함정에 빠져있는 것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중립지역임을 감안하여 개입을 하지 않는다면 테스트는 이대로 끝나지만, 대부분은 개입을 시작하기마련. 그러나 여러척의 클링곤 워버드가 출현, 전술적으로 결코 이길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된다.(후에 클링곤과 동맹을 맺으며 다른 적대세력 외계인으로 교체된다.)
이 영화에서는 커크가 시뮬레이션을 해킹하여 해결함으로써 벌을 받는 것으로 되어있지만 원작에서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라며 상을 받았다.
이 테스트는 다른 시리즈등에도 아주 자주 등장하며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을 표현하는 관용구로 쓰이기도한다. 영화에서는 이길 수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경험해야하기때문에 이 테스트를 만들었다고 스폭은 말하지만 다른 결론도 타당하다. 예를들어 Star Trek : Voyager에서는 마퀴였던 대원들을 훈련시키기 위해 투복(역시 벌칸인. 스타플리트에서 수십년동안 교관을 했었다. 보이저에서는 그가 히카루 술루 함장의 배, USS 엑셀셔의 승무원으로 있었음을 보여준다.)은 코바야시마루 테스트를 치루게한다. 대원들이 어떻게 이길 수 없는 상황을 이길수있느냐고 반문하자 투복은 단순히 '후퇴라는 답도 있다'라고 말해준다.

2.몽고메리 스캇
자막에는 단순히 '장군의 개를 이동시키려다 실패했다'라는 정도만 나왔는데, 그냥 개도 아니고 그냥 장군도 아니다.(사실 장군이라는 말 자체가 말도 안된다. 제독이 그렇게 어려운 단어던가?) 아처 제독의 비글을 행성간 전송하려다 실패했다는 얘기인데, 비글, 아처, 이 사람이 누군지는 아주 명백하다. 바로 Star Trek : Enterprise의 주인공인 조나단 아처 제독이다. 그는 스타플리트 참모총장,연방 대통령(영화시점에서 대통령을 지냈는지는 불확실하다.)을 지내기도 했으며 페더레이션 자체를 만든 인물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스타트렉의 역사속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일 것이다.(제프람 코크란 박사를 제외하고. 인류 최초로 워프 우주선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스타플리트 아카데미에는 그의 동상까지 서있다. 그러나 이 영화에는 언급된 바 없다.) 더구나 그의 개는 함장시절 항상 데리고 다니던 애완동물이었다. 간단히 말해서 스타플리트에서 쫓겨나지 않은 것 만으로도 아처 제독의 아량에 감탄해야할 것이다.
또 하나. 마지막 장면에서 '더많은 동력을! 미스터 스캇'은 스타트렉 오리지날 시리즈의 클리쉐이다. 아무리 악조건에서도 어떻게든 동력을 끌어오는 실력은 정말 대단하다.

3.엔터프라이즈
컨스티튜션 클래스(따라서 엔터프라이즈 이전에 적어도 컨스티튜션 호가 존재한다.) 설정에는 2243년~2245년 사이에 건조되었다고 되어있다. 원래는 로버트 에이프릴 함장이 지휘하다가 영화에도 등장한 크리스토퍼 파이크가 10여년동안 맡는다. 그리고 커크에게 인계된다. 이부분은 원래설정에서도 그다지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 과감하게 들어내 버린 듯하다. 그래서 소설에나 등장하는 에이프릴함장은 지워버리고 파이크함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파이크 함장은 원작 시리즈에서도 큰 부상을 입고 휠체어 신세를 지게된다.(이 시점에서 그는 제독으로 승진한다.)

4.로뮬란-벌칸
영화에 나온대로 로뮬란은 원래 벌칸인과 같은 종족이었다. 그러나 수천년전 멸종에 위기에 처한 이 종족은 살아남기 위해 두가지 방법을 택해 갈라지게된다. 자막만든 사람이 아주 큰 잘못을 한 셈인데, 벌칸에겐 감정이 없는 것이 아니다. 저 수천년전의 위기란 바로 벌칸인들이 유전적으로 타고나게되는 폭력성때문에 자멸할 위기에 빠졌던 것이다. 거기에 위대한 철학자인 수락이 나타나 논리로 감정을 억누르는 법을 제창한다. (예를들어 벌칸은 짝짓기의 시기가 오면 매우 감정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하게 된다.) 로뮬란인들이 언제 어떻게 갈라져나왔는지는 불확실하며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생략.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잘못은 로뮬란 스타 엠파이어는 단순히 로뮬란 성 하나로 되어있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단 로뮬러스-레무스의 두개의 행성이 모성이긴하지만 광대한 지역을 점령하고 있었고 로뮬란이 그정도의 폭발에 멸망할리가 없는 것이다. 우주 자체를 위협할 정도의 초신성이 설사 존재한다 치더라도 은하계의 4분의 1이 멸망당하기 전에 스폭이 그것을 막아냈으니까 말이다. 이건 벌칸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백수십년동안(영화의 시점에서) 인간을 도와주고 여러종족들과 친교를 맺고 있는 벌칸인들이 모성하나에 모두 모여서 살고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설정이다.
또 하나, 로뮬란이 원래 가장 처음 등장하는 화는 1966년 방영된 "Balance of Terror"라는 화였다. 이 화는 로뮬란이 처음 등장하는 화이기도 하다. 그 화에서 백년전 전쟁 이후 휴전 상태로 냉전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중립지대에서 로뮬란 버드오브프레이와 만나게된다. 그리고 거기서 로뮬란과의 조우 이래 처음으로 로뮬란의 얼굴을 보게된다.

트레키로서의 해설&트집잡기는 여기까지만하자.

5.영화로서
물론 이 영화는 훌륭한 액션에 빠른 페이스의 잘 만든 액션다. 하지만, 액션영화라는 측면에서만 본다고해도 헛점은 많다. 예를들어, 커크의 추락(몇번 나오는지도 모르겠다.--)은 거의 운명이라고 말하고픈 것인가? 액션연출에 서툴러서, 혹은 절벽에 매달리는 주인공, 이라는 장면이 너무너무너무 좋아서, 혹은 그 이외에, 어느 쪽인지는 알 수 없지만 머릿속으로 드는 생각은 '또?'였다. 두번까지는 봐준다치더라도 3번이 넘어가면 이건 아니다라고 말하고싶다.
또하나, 초반부에 기지에서 여러척의 함선들이 나오는데 비해 다시는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 마음에 안든다. 그들이 박살나는 장면정도는 보여줘도 되는거 아니었을까?
또 하나는 액션으로 가득차있지만 속이 비어있다는 사실이다. 커크는 머리 좋고 운도 좋지만 싸움은 처절하게 못하는 반항아로밖에 나오질 않는다. 스폭의 캐릭터가 아마 가장 잘표현되어있을텐데, 그 이외에는 소개에 급급해서 캐릭터성이 별로 보이지도 않았다. 그러다보니 우연에 우연이 겹치는 상황을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스폭이 커크를 포드에 넣어서 방출시켜버린 행성에 늙은 스폭이 있었다? 어쩌다보니 그 행성에 스캇까지 있었다? 우연은 한번이면 족하다. 2번 연속은 그냥 끼워맞추기다.
아 자막 트집잡기 또 하나. 워프는 순간이동이 아니다. 간단히 말해서 초광속 비행이라고 하면 적절할 것 같다. 왜 순간이동이 아니냐하면 지점A에서 지점B까지 가는데 '시간'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순간이동이라면 시간이 소모되지 않는다.

재밌는 영화지만 보고나서도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드는 여름용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구작의 팬들에게 어필하려고 노력한 점도 마음에 들고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필하려고한 점도 마음에 들었지만 알맹이가 없다는 점이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것은 JJ 애이브럼즈의 특징이기도하다. 끝없이 낚시질만하는 로스트나 '괴물이 왔다.'라는 두 단어로 설명할 수 있는 클로버필드나 알맹이가 텅빈 속빈 강정(맛있기는해도)이긴 마찬가지였다. 맞다, 나는 그를 시원찮은 감독이라고 생각하며 심하게 말하자면 사기꾼이라고도 생각한다. 이번엔 감히 낚시질로 만들어갈 수 없었던 스타트렉이었던만큼 액션에 힘을 쏟았지만 그래도 흔적은 남기 마련이다. 속이 비었다는 흔적 말이다.

또하나 마음에 안들었던 점. 음악. 이건 뭐 순전히 주관적이라고도 할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거지같은 음악은 참 오래간만에 들어본다. 신경에 거슬릴정도로 반복적이고 짜증날 정도로 단순한 멜러디.

결론을 말하자면, 재밌는 영화지만 시리즈의 리부트로서 충분한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다음에도 액션으로 가득채워서 페더레이션, 클링곤, 로뮬란, 기타등등의 종족들을 박살내는 장면을 보여줄 수도 있겠지만 스타트렉이 오랜세월 동안 인기를 끌어온 것은 그 나름대로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별것 아닌 철학인지라 설명할 가치도 사실 없을 정도이지만 이 정도로 간단한 주제조차 없는 드라마들은 결국 오래가지 못한다고 난 생각한다. 이 리부트에서는 그러한 것들을 말끔히 걷어내버렸다. 물론 리부트인만큼 성공을 해야만 다음작이 나온다는 압박이 있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잘된 방식을 또 한번 써먹으려는 것은 인간의 본성. 다음 영화가 기대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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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erycrow | 2009/05/17 16:01 | Movies | 트랙백(1)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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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잠보니스틱스 at 2009/05/17 22:11

제목 : 스타트렉(2009)
23세기의 미래, 조사임무를 수행 중이던 스타플릿 우주선 U.S.S.켈빈호의 앞에 갑작스런 우주폭풍과 함께 거대한 송곳형의 인공물체가 나타난다. 무차별 공격으로 켈빈호를 꼼짝 못하게 만든 그 물체의 조종자는 켈빈호의 선장에게 직접 건너와서 협상할 것을 제의한다. 결국 선장은 예상대로 살해당하지만, 일등항해사 조지 커크는 켈빈호의 선장대리로서 승무원을 탈출시키고 자기는 정체불명의 적을 저지하기 위해 명예로운 죽음을 택한다. 사랑하는 아내와 갓 태......more

Commented at 2009/05/17 18:3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aerycrow at 2009/05/18 10:00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곡식 at 2009/05/17 18:45
스타트렉은 이번 영화로 처음 알게 되었지만, 늙은 스팍과 스캇 만난 장면에서는 저도 좀 억지스럽다고 느꼈었어요. 그리고 로뮬란 우주선에 달린 굴삭기를 파괴하러 3명이 특공대처럼 투하(?)되었을 때, 폭탄 가지고 있던 사람이 왜 갑자기 미치광이 짓을 해서 죽어버렸는지도 잘 모르겠구요.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9/05/17 22:12
그 아저씨가 빨간색 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농담같지만 원조 TV시리즈에서 항상 '빨간옷의 엑스트라가 가장 먼저 죽는다'라는 클리셰가 있었는데 그걸 답습하느라 그런 전개가 되었다죠 OTL
Commented by aerycrow at 2009/05/18 10:01
솔직히 왜 꼭 뛰어내려서 거기까지 간 다음에 파괴해야만 트랜스포터가 작동되는건지도 이해가 안됐습니다만, 뭔가 해서는 안될 질문인거같더군요. 영화 분위기상.--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9/05/21 00:59
전파 방해 장치가 드릴 쪽에 달려있었던 모양이죠. (...)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9/05/17 22:19
1. 마루(丸)라는 접미어 자체가 '호'와 비슷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냥 코바야시 마루라고 하던가 코바야시 호라고 하는 편이 낫겠지만 자막에선 그냥 코바야시로 밀고 나가더군요(글자수 줄이기의 마술?)

2. 문제는 ENT 자체가 이로부터 수십 여년 전의 일이라 아처는 대충 오래 살았다고 쳐도 문제의 비글견은 이미 죽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 개의 자손이거나 후임으로 키운 다른 개일 가능성이 더 크죠. (연방의 과학력은 인간뿐만 아니라 개의 평균수명도 늘렸다고 한다면 또 문제가 다르겠지만 OTL)

3. 애초에 엔터프라이즈의 첫번째 함장이 누군가 하는 건 영상에서는 확실하게 밝혀진 문제가 아니고 로버트 에이프릴이란 인물 자체도 거의 팬픽션이나 설정집 수준을 벗어나지 못해서 정식으로 인정하기엔 문제가 있었으니 들어낸 건 어쩔 수 없지만, 분명 원작에서 확립된 커크의 USS 패러것 복무시절을 다 지워버린 건 눈에 밟히겠죠. (어차피 네로가 켈빈호 두들겨부순 뒤로는 alternate reality라 뭔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식으로 몰고 가지만) 뭐 파이크는 원작에서나 여기서나 참 지못미라는 말밖에 안나와서 할 말 없고 OTL

쌍제이아저씨의 떡밥신공이 들어맞아 일단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후속편이 어찌될지 영 애매하기도 합니다. 이대로 스타워즈 뺨치는 스페이스 오페라의 길로 가느냐 트렉 본래의 사색하고 풍자하는 색채가 들어가느냐 기타등등 (...)
Commented by aerycrow at 2009/05/18 10:04
1.아.그렇군요.

2.물론 포토스는 죽었겠지만 비글을 계속 키웠으리라는건 의심할 여지가 없죠.:)

3.커크의 과거는 말씀하신대로 완전히 말소?된거나 마찬가지니 그렇다치더라도 졸업도 못한 생도가 바로 함장이라는 것 부터가. 대체 네로가 얼마나 많은 인원을 죽였길래 인재가 모자라게된건지....
파이크는 참 안습,그 자체인듯. 원래도 휠체어, 바뀌어도 휠체어 신세.--;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9/05/21 00:58
커크의 벼락출세(?)에 대한 해설
http://superdry.egloos.com/1907003
23세기 우주에서 18세기 제도를 시행한다는게 좀 골때리지만 뭐 어쨌든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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