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말하자면 난 이 영화에 대해서 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다소 뻔한 주제에 뻔한 전개일 것임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브루스 윌리스는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가 나온 영화라고 다 보진 않으니까 말이다. 그러니 트레일러를 보고서도 심드렁해졌다. 물론 미끈미끈 브루스 윌리스는 신기하긴 했다. 아마 블루문특급(1985~89까지 방영한 TV시리즈)에서도 저렇게 피부가 좋진 않았을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신선한데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볼만한 영화였다. 내가 가장 중시하는 스토리도 생각보다는 적당히 예상할만한 반전에서 한 15도정도 더 틀어버린 트위스트였고 클리셰범벅이었지만 그다지 거슬리지도 않았다. 물론 아이로봇이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아이로봇과는 정반대의 결론이 그나마 차별화를 하게 만든 것 같다. 하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결정적인 단점이 있었다.
서로게이트를 사용하는 이 사회의 가장 결정적인 약점은 다른 것이 아니라 그들을 감시하는 시스템에 있었다. 또 서로게이트가 파괴된 다음에도 죽기직전의 화면을 볼 수 있다던가하는 것 말이다. 즉, 인간 자신은 극한의 사생활보호를 받고 있지만 그들의 정신은 매우 꼼꼼하게 감시를 당하고 있는 세계인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을 비롯하여 그 누구도 그 감시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로지 눈에 잘 띄는 기계인간,서로게이트만을 탓하는 것이다. 정말 이 장치들이 비인간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세상은 적어도 두가지 이상이 잘못되어 망해가기 마련인데, 가장 파멸적인 요소를 일부러 무시하고 그 다음것만을 집요하게 노린다는 것은 뭔가 아니지 않나 싶을 뿐이다.
어쨌건 감정이입을 해보자면 아마 나라면 서로게이트를 사용하지 않을것같다. 자동 스크립트도 없고 매번 누워서 로그인을 해야하는 원격조정로봇이 편리하지 않을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내 육체뒤에 아무것도 숨길수 없고 정신만이 벌거벗은채로 돌아다니는 것에 불안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